레트로(Retro), 뉴트로(Newtro), 빈트로(Vin-tro), 힙트로(Hip-tro)

근래 들어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이제는 단종된 과거의 인기 제품이나 과거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제품들의 포장 패키지를 재현한 식음료 제품 등이 무척 많이 재출시되고 있습니다. 

 

한 음료 회사에서 1980년대~90년대 사은품으로 증정하던 총스럽게 회사의 로고가 새겨져 있는 유리컵은 '빈티지 컵', '레트로 컵'으로 불리며 소장하고 싶은 핫한 아이템이 되었고 이러한 빈티지 아이템이 인기를 끌자 빙그레는 유리컵에 1990년대 초반에 쓰이던 로고를 넣어 사은품으로 증정하기도 하였으며 오리온(Orion)은 패션 편집숍 비이커(Beaker)와 콜라보한 컵을 내놓았고, 비이커(Beaker)에서는 초코파이가 들어간 의류와 가방을 내놓기도 하였습니다.

 

19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디올의 스테디셀러 새들백이 재출시되어 다시 한번 스테디셀러로 등극하였고 이에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그 시절의 새들백 역시 장롱 속에서 다시 거리로 나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렇게 최근 들어 두드러지고 있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리워하고 그 시절로 돌아가려는 흐름에 따라 레트로(Retro), 뉴트로(Newtro), 빈트로(Vin-tro), 힙트로(Hip-tro) 등의 새로운 개념들도 등장하였습니다.

 

레트로(Retro)

과거의 기억을 그리워하며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려는 흐름을 의미하는 단어인 레트로(retro)는 '복고주의', '복고풍'이라고도 말합니다.

추억이라는 뜻인 영어 단어 'Retrospect'의 줄임말로 과거에 존재했거나 유행했던 것이 현재에 다시 부상하게 되는 것으로 과거의 전통이나 추억 등을 그리워하며 그것을 본뜨려는 성향을 말하며 패션이나 인테리어, 대중음악 분야에서 주로 사용됩니다.

레트로는 패션분야에서도 많이 사용되는데 과거에 유행했던 디자인이 몇십 년이 지나 다시 유행하는 현상을 레트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뉴트로(New-tro)

새로움(New)과 복고(Retro)가 합쳐진 신조어인 뉴트로는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경향을 말합니다.

 

과거를 그리워하며 과거에 유행했던 것이나 과거의 것을 다시 꺼내 그때의 향수를 느끼는 것이 레트로(Retro)라면 뉴트로(New-tro) 역시 과거의 것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제품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마치 처음 보는 신상품과 같이 새롭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시간을 되돌려 놓은 듯한 소품과 물건 등으로 인테리어를 한 음식점이나 카페들을 보면 1970년대~80년대에 학교 앞 분식점에서 사용하던 초록색 점박이 플라스틱 접시를 사용하는 식당, 과거의 골동품이나 오래된 자개장 등으로 인테리어를 한 카페, 1980년대~90년대에 홍보용으로 음료 회사에서 나누어 주던 옛날 유리컵들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1960년대~1970년대 생들은 기억하고 있겠지만 1990년대 이후에 출생한 사람들에게는 처음 보는 제품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같은 제품이라도 그때를 기억하고 있는 세대에게는 레트로가 되고 처음으로 이런 제품들을 접해 새롭고 생소하게 생각되는 세대에게는 뉴트로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과거의 패션이나 음악 등 지금 다시 보면 '촌스러운 그 시절의 요소'를 현시대에 맞게 재해석하여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것을 '뉴트로(New-tro)'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1970~80년대에 유행하던 점박이 플라스틱 접시는 누군가에겐 레트로가, 누군가에겐 뉴트로가 될 수 있습니다.

 

 

빈트로(Vin-tro)

빈트로는 빈티지(vintage:최고의, 최고급의)와 레트로(retro:복고풍의)가 합쳐진 말로 복고풍의 인테리어 등에서 새롭고 유니크한 감각을 찾는 유행을 뜻합니다.

 

카페나 소품, 패션, 음악 등에서 활발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빈트로 역시 개성 있고 새로운 것들을 직접 경험하고 '사진'을 찍어서 SNS에 공유함으로써 이를 통하여 감성을 공유하고자 하는 젊은 층으로 인해 더욱 빠르게 유행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촌스러울 수 있는 폰트를 감각적인 색채로 살린 옛날 느낌의 간판, 오래전 골동품 같은 찻잔과 테이블 등으로 SNS를 통해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고 있는 카페 등은 빈트로 트렌드를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업계 중 하나입니다.

 

과거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하거나 과거에 유행했었던 패션을 현재의 대중들의 기호에 맞게 재해석한 패션인 복고풍 패션과 빈티지 패션을 같은 의미로 이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레트로와 빈티지는 개념상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빈티지는 본래 풍작인 해에 명성 높은 양조장에서 제조된 품격 있는 와인에 붙여주던 라벨을 의미하던 말로 패션 등으로 확산되면서 '오래되어도 가치 있는 것'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복고적인 디자인과 스타일, 감성, 분위기에 어떠한 콘셉트가 더해져서 개인에게 취향과 가치, 개성 등의 의미를 부여하는, 독특하면서 감각적이고 다양하고 특별한 느낌의 빈트로 열풍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힙트로(Hip-tro)

힙트로는 복고를 최신 유행으로 즐기는 경향이라는 뜻입니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개성과 감각, 신선함을 뜻하는 ‘힙하다’의 ‘힙(hip)’에 레트로(retro)가 결합된 단어로,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한 복고 스타일을 의미합니다.

 

뉴트로가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취향이라면 뉴트로에서 한 단계 진화한 현태인 힙트로는 최신 유행으로 복고를 즐기는 것으로 과거에 크게 유행했던 품이 넉넉한 팬츠나 로고가 크게 박힌 티셔츠 등이 최근 들어 다시 유행을 주도하는 사례 등이 힙트로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복고 패션 하면 떠오르는 빅 로고가 전체적인 스타일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도 화려한 패턴으로 변화하거나 복고 아이템이었던 하이웨이스트 농구화에 현대적인 멋이 더해져 다시 유행하는 등의 현상을 힙트로의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결국 촌스러움이 가장 ‘힙’한 스타일로 여겨지는 현상을 빗댄 표현을 힙트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온 스테디셀러나 오리지널 상품의 클래식한 디자인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제품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1999년 제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올의 새들백

1980~90년대의 농구화가 떠오르는 크리스찬루부탱의 오렐리옹

1779년 제품을 현대적 느낌으로 재출시한 로열코펜하겐의 블룸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