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패션(Vegan Fashion) _동물의 희생을 원하지 않습니다.

비건 패션(Vegan Fashion)

비건 패션(Vegan Fashion)은 동물성 식재료를 배제하는 채식주의자 '비건'에서 비롯된 말로 가죽이나 모피, 울 등의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 동물의 학대 없는(크루얼티프리, cruelty-free) 원재료를 이용해서 만든 옷을 뜻합니다.

 

동물보호가들은 인간처럼 동물도 감정과 고통을 느낄 줄 알고 그들 역시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다고 보고 있으며 비건 패션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의복을 만드는 과정에서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살아 있는 동물의 털을 뽑거나 동물의 가죽을 산 채로 벗겨내는 등 동물에게 학대를 가하는 것을 엄격히 지양합니다.

 

그동안 어쩌면 가장 많이 동물을 소비해 왔을 패션 업계는 겨울이면 해마다 반지르르한 윤기가 흐르는 모피, 오리나 거위의 털로 풍성한 볼륨을 내세운 패딩들을 줄지어 내놓았고 희귀한 동물의 가죽을 내세운 아이템들은 희소성과 특별함을 앞세워 출시가 무섭게 팔려나갔으며 리얼 밍크, 리얼 악어가죽 등 리얼임을 강조할수록 가치는 급상승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오랫동안호사로움의 대명사이자 '부잣집 사모님'을 상징하던 모피는 최근 들어 더욱 갈 곳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패션 아이템의 생산을 위해 잔인하게 동물들이 도살되는 장면과 모피로 사용되고 있는 동물들의 열악한 사육환경 등이 매스컴을 타면서 동물 보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고 인간의 멋을 위하여 어쩔 수 없이 희생되어야만 하는 동물에 대한 윤리적 책임감이 커지면서 모피뿐만 아니라 가죽, 앙고라, 캐시미어 등의 동물성 원료의 사용을 지양하는 등의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비건 패션은 급격히 성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렇게 패션을 위한 동물 학대에 대한 비판이 점점 커지면서 유명 패션 브랜드들 역시 모피로 만든 의류 라인을 하나둘씩 없애기 시작하였고 '퍼 프리(fur free)'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명품 브랜드들도 비건 패션에 동참하기 시작하여 2016년 스텔라 맥카트니를 시작으로 버버리, 톰포드, 구찌 등 내로라하는 럭셔리 패션하우스에서도 모피 사용 중단을 선언하기도 하였습니다.

스텔라 맥카트니의 2021 가을캠페인

 

 

마이클 코어스는 동물 털을 사용한 제품의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였으며 세계 4대 패션쇼 중의 하나인 런던패션위크는 모피로 만든 의류를 2018년 9월 패션쇼부터 금지하였고 영국은 국가 차원에서 세계 최초로 모피 생산을 위한 동물 사육을 2000년 금지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뒤따라 오스트리아, 덴마크, 체코, 노르웨이 등의 국가도 모피 생산을 금지한 바 있고 세계 최초로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웨스트 할리우드에서는 모피의 판매 자체가 금지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패션 업계에서는 동물성 원료를 대체할만한 식물성 신소재들의 개발을 꾀하고 있고 여러 브랜드에서 많은 대체 소재를 개발하여 제품으로 내놓기도 하였습니다. 

에르메스는 버섯 가죽으로 제작한 빅토리아 백을 내놓았고 구찌는 브랜드에서 자체 개발한 비동물성 소재인 데메트라를 개발하였습니다. 아디다스 역시 버섯 가죽으로 만든 스탠스미스를 출시하였으며 나이키는 파인애플 잎으로 만든 비건 가죽 소재의 에어포스를 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에르메스의 빅토리아백(좌), 구찌의 배스킷(우)

버섯가죽으로 만든 아디다스의 스탠스미스(좌), 나이키의 파인애플 컬렉션(우)

 

비건은 더 이상 식생활에 한정되지 않고 유통업계와 패션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은 동물들의 복지와 환경을 위해 비건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비건 패션을 선호하는 것만으로도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비건 패션은 생각처럼 그렇게 거창한 것은 아닙니다.

많은 기업들과 패션 업계들이 앞다투어 비건 관련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지 역시 매우 넓어졌을 뿐 아니라 옷이 낡거나 닳았을 때 바로 버리지 않고 수선하거나 리폼해서 입는 것만으로도 비건 패션을 실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환경이 오염이 심각하고 동물들이 불쌍하니 무조건 비건 패션을 따르라는 것이 아닌, 패션에 있어서 본인의 수많은 선택지 중 비건 패션이라는 또 하나의 선택지가 생겼을 뿐이며 이를 판단하고 선택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입니다. 

 

이렇듯 비건 패션이 틈새시장이 아닌 패션에서의 하나의 옵션으로 자리 잡을 수 있고, 나아가 패션뿐만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서 더욱더 확산되기를 기대합니다.